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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 눈의 피로, 눈 피로 방치하면 간도 상한다

위클리조선|기사입력 2008-01-22 13:28 기사원문보기
인다라한의원 박용 원장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침자리를 찾아 침을 시술하고 있다. / photo 조영회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혈 상하게 해 만성피로증후군 등 다른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향부자·천궁·황련 달인 ‘인목탕’ 효과… 물 대신 결명자차도 좋아


사무직 근로자 대부분은 하루의 절반 이상을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산다. 당연히 눈이 피로하다. 신체 기관 중 가장 쉽게 피로를 느끼는 기관이 눈이기 때문이다. 눈이 피로하고 침침해도 사람들은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자양강장제나 피로회복제 등을 먹는 것으로 할 도리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눈의 피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다른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눈이 피로할 때 피로감을 없앨 수 있는 간단한 자가 요법이 몇 개 있다. 뜨거운 수건으로 눈을 따뜻하게 해주는 방법. 세안 시 마지막에 차갑고 깨끗한 물을 가득 받아 얼굴을 담그고 물 속에서 30회 정도 눈을 깜박이는 방법. 두 손으로 눈을 덮어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법 등이다. 그러나 눈이 침침하다고 비비는 방법은 오히려 눈에 좋지 않다.

눈의 피로가 며칠씩 계속된다면 ‘안정피로(眼精疲勞)’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안정피로는 안구건조증은 물론 눈의 통증과 두통,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고도근시, 원시, 난시, 사시 등의 환자나 눈에 다른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안과를 찾아 정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른 질환이 있으면 치료를 하고 굴절 이상이 있으면 교정을 받으면 된다.

질환이나 굴절의 이상이 없는데도 안정피로 증상이 지속되는 것을 방치할 경우 만성피로증후군에 빠질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이란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관절·근육통증 외에도 두통·발열·복통·알레르기 증상을 동반한다.

이런 경우에는 한의학적 치료법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의학에서 눈은 신체 장기 중 간의 기능과 연관되어 있다.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환경과 스트레스로 인해 간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의학에는 ‘구시상혈(久視傷血)’이라 하여 오랫동안 무언가에 집중하다 보면 혈, 즉 혈액이 상한다는 말이 있다. 눈 역시 맑은 피가 순환되어야 피로하지 않고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눈이 피로한 환경이 지속되면 혈을 상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눈도 역시 상하게 된다.

혈은 간이 주관한다. 혈이 상한다는 것은 간도 상한다는 의미다. 간이 상하면 풍열(風熱)이 생겨 그 열기가 머리 쪽으로 올라가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질환을 부를 수도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간이 나빠지면 소화불량이나 어깨 결림, 두통, 생리불순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한의학식 치료 방법에는 탕약과 침 치료가 있다. 탕약은 열을 내려주고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특히 향부자, 천궁, 황련 등을 넣고 달인 ‘인목탕’이 효과적이다. 인목탕은 눈에 영양을 공급해 눈의 피로를 없애는 기능을 한다. 또 화가 머리로 올라오는 것을 억제시켜 근본적인 피로 원인을 차단한다. 인목탕은 복용 후 빠르면 2~3일 후부터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눈의 피로와 함께 전신의 피로가 느껴지는 만성피로증후군의 경우 기혈을 보충해 주는 인보탕을 함께 복용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평소 올바른 식습관을 갖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에 좋은 음식인 결명자차를 물 대신 마시는 것도 눈의 피로와 육체 피로를 더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결명자는 눈의 피로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신장기능을 향상시켜 변비나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만성피로증후군 자가 진단

다음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이다.

 

1. 운동이나 일을 한 후 나타나는 심한 권태감이 24시간 이상 지속될 때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간단한 지압법

2. 충분히 휴식하고 일을 줄여도 피로 증상이 회복되지 않을 때

3. 기억력 혹은 집중력이 저하될 때

4. 인후통 및 겨드랑이나 목 부분 임파선의 통증이 느껴질 때

5. 근육통이나 관절통이 있을 때

6. 평소와 다른 두통이 자주 생길 때

7. 피로 때문에 업무나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지장을 초래할 때

8.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상쾌하지 않을 때

인터뷰 | 박용 인다라한의원 원장

“30분~1시간에 한 번씩 눈 감고 쉬길”

인다라한의원 박용 원장은 “눈의 피로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일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살아가는 사무직 근로자의 경우 만성적인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박 원장은 “30분~1시간에 한 번씩 쉬는 시간을 갖고 눈을 보호해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눈을 감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눈이나 전신 피로를 느끼지 않는 사람이 드문 실정입니다. 최근에는 눈이나 전신 피로가 한 달 이상 지속되어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피로가 누적되면 육체적 고통보다 사회생활 자체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박용 원장은 눈과 육체의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치료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박용 원장은 “인다라한의원이 자체 개발한 인목탕이 눈의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간 기능의 이상은 가장 먼저 눈의 피로로 나타납니다. 간에 열이 쌓여 머리와 눈으로 올라오기 때문이죠. 전신피로는 소화기의 약화와 기혈의 부족과 막힘,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생깁니다. 이때 부족한 기를 보충하고, 기순환을 도와 혈을 길러주는 탕약을 복용하면, 기혈의 보충뿐 아니라 기혈의 막힘까지도 풀어주어 빠르게 회복 될 수 있습니다. 탕약에는 숙지황, 녹용, 당귀, 황기 등의 약재가 사용되며 탕약과 함께 음양 평형을 맞춰주는 침치료와 신진대사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하이퍼터미아치료를 병행하여 치료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보통 20~40대의 경우 10~20일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60~70대 이상의 노령층은 최소 한 달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한다. 눈이나 육체 피로로 인한 증상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인체의 면역력과 체력이 떨어진다. 박 원장은 “눈이 피로하다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라 각종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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